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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오늘

역사 속의 오늘, 1925년 5월 17일: 치안유지법 비판과 성녀 테레즈 시성식

by mknowledge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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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오늘, 1925년 5월 17일: 치안유지법 비판과 성녀 테레즈 시성식

1925년 5월 17일은 일제강점기 한국에서는 새롭게 시행된 치안유지법에 대한 우회적 비판이 만화로 표현된 날이자, 세계적으로는 로마에서 테레즈 성녀가 시성식을 통해 성인으로 추대된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100년 전 이날의 국내외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며, 당시 사회와 문화적 상황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조선에서의 언론 활동과 세계 카톨릭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이었던 테레즈 성녀의 시성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1. 1925년 5월 17일 국내 소식

1925년 5월은 일제가 치안유지법을 시행한 직후로, 조선의 언론과 지식인들은 이 법이 독립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만화를 통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1.1 만화 '멍텅구리'의 치안유지법 비판

만화 멍텅구리

1925년 5월 17일자 조선일보에는 '멍텅구리-연애생활'이라는 제목의 네컷 연재만화가 실렸습니다. 이 만화에서는 주인공 최멍텅이 사기로 목돈을 버는 꿈 이야기를 하자 친구 윤바람이 "일전부터 새로 법이 났는데 나쁜 마음만 먹어도 10년 징역이야, 쉬-"라며 손사래를 치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만화 해설에는 "꿈에 사기 자랑을 하던 멍텅이는 새로 생긴 치안유지법에나 걸리지 아니할까 눈이 둥그래…"라고 써있어, 치안유지법을 대놓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만화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 당시 일제의 정책을 꼬집는 사회비판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특히 1924년 10월 13일부터 연재를 시작한 '멍텅구리'는 국내 최초의 신문 네컷 연재만화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1926년에는 만화로는 처음으로 영화화되어 개봉하기도 했습니다.

1.2 치안유지법과 그 영향

치안유지법은 불과 5일 전인 5월 12일에 시행된 법으로, 표면적으로는 무정부주의자와 공산주의자를 겨냥했지만, 실제로는 독립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었습니다. 이 법의 제1조는 "국체를 변혁 또는 사유재산제도를 부인할 목적으로 결사를 조직한 자..."로 시작하며, 이러한 목적을 위한 조직 결성이나 가입 시 징역 10년을 선고할 수 있게 했습니다.

동아일보는 1925년 1월부터 5월까지 치안유지법에 관한 사설을 6차례나 실었으며, 사상을 법조문으로 막을 수 없다는 점과 이 법이 조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경찰 정치가 강화될 우려 등을 지적했습니다. 결국 우려했던 대로 일제는 "조선 독립은 일본제국 영토의 참절이고 이는 천황의 통치권 축소이며 곧 국체의 변혁"이라는 논리를 개발하여 독립운동 탄압에 이 법을 적용했습니다.

2. 1925년 5월 17일 세계의 주요 사건

2.1 로마에서 열린 테레즈 성녀의 시성식

테레즈 성녀
테레즈 성녀

1925년 5월 17일, 로마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는 테레즈 성녀(St. Therese of the Child Jesus)의 시성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이 행사에는 최소 25,000명의 프랑스 순례자와 15,000명의 미국 순례자가 참석했으며, 성당 내부에는 약 60,000명, 그리고 외부 광장에는 200,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 시성식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성당 내부에 확성기가 설치되어 참석한 순례자들이 교황의 말씀을 모두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날 밤에는 1870년 이후 처음으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외관이 조명으로 장식되었습니다. 당시 신문은 "수천 개의 횃불과 등불로 장식되어 바실리카 전체가 불의 장막으로 둘러싸인 것처럼 보였으며, 약 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행사는 1870년 이탈리아 정부가 교황령에 전쟁을 선포한 후 "바티칸의 자발적 수감자"가 된 교황과 이탈리아 정부 간의 화해를 향한 첫걸음으로 여겨졌습니다.

3. 국내외 주요 사건 비교 분석

1925년 5월 17일을 전후한 시기의 국내외 상황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대조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구분국내(조선)해외

정치 일제의 치안유지법 시행으로 사상 통제 강화 유럽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재건과 화해 노력
종교 종교 활동에 대한 감시와 통제 로마에서는 테레즈 성녀 시성식이라는 대규모 종교 행사 진행
표현의 자유 만화를 통한 우회적 비판이 유일한 저항 수단 서구권에서 점진적으로 표현의 자유 확대
사회 운동 4월 조선공산당 창립 등 독립운동과 사회주의 운동 유럽과 미국에서 노동운동과 사회개혁 운동 발전
문화 만화 '멍텅구리'와 같은 대중문화의 성장 미국의 「쏘 빅」이 퓰리처상 수상
 
 

4. 1925년 5월 주요 사건 타임라인

날짜국내 사건해외 사건

5월 1일 중국에서 전중국노동조합연맹 창설 사이프러스가 영국 왕실 식민지가 됨
5월 12일 일본에서 치안유지법 시행, 조선에도 적용 -
5월 17일 조선일보에 치안유지법을 비판하는 만화 '멍텅구리' 게재 로마에서 테레즈 성녀 시성식 거행
5월 전반 일제의 독립운동 탄압 지속 제네바 군축회의 개최(스위스)

5. 1925년 5월 17일의 역사적 의미

1925년 5월 17일은 표면적으로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여러 중요한 의미를 지닌 날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일제의 치안유지법 시행에 대한 언론의 우회적 비판이 이루어졌고, 세계적으로는 가톨릭 역사에서 중요한 시성식이 거행되었습니다.

6. 식민지 조선에서의 언론 저항

치안유지법 시행 직후 게재된 '멍텅구리' 만화는 일제의 검열과 통제 속에서도 민족 언론이 어떻게 비판 의식을 유지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당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일제의 정책에 대한 비판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만화나 우회적인 표현을 통해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동아일보는 창간 이후 9년간 280일의 정간처분과 300회의 차압, 판매금지처분을 당했으며, 조선일보 역시 유사한 탄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족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갔습니다.

7. 국제 사회의 화해와 종교적 의미

로마에서 열린 테레즈 성녀의 시성식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사회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종교적 화합의 상징이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 통일 과정에서 교황청과 이탈리아 정부 사이에 생긴 갈등이 점차 해소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8. 나가며: 역사 속 5월 17일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1925년 5월 17일을 돌아보면, 억압과 통제 속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 했던 조선의 언론인들의 노력과, 전쟁 후 화해와 치유를 모색하던 세계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만화 '멍텅구리'를 통해 치안유지법을 비판했던 조선일보의 용기는 오늘날 언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또한 당시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들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모두 인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역사 속의 하루를 들여다보는 일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의 뿌리를 이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1925년의 5월 17일은 비록 100년 전의 일이지만, 언론의 자유와 종교적 화합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1. 조선일보, 1925년 5월 17일자, '멍텅구리-연애생활' 만화
  2. 동아일보, 1925년 치안유지법 관련 사설 모음
  3. The New York Times, May 18, 1925, "St. Therese Canonization Ceremony"
  4. Encyclopedia Britannica, "History of May 1925"
  5.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치안유지법" 항목
  6.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멍텅구리"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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